한동안 세종시 조치원에서 장기 출장생활을 할 때가 있었다.
아침은 부랴부랴 출근하기 정신없고
점심은 학교 안에서 해결할 수 밖에 없었지만,
저녁엔 조치원에서 유명한 집들을 찾아다녔다.
타지에 가면 식도락을 즐기고픈 마음이 몇배나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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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에서 유명한 음식점을 물어보니,
열이면 여덟, 아홉이 공통적으로 꼽는 집이 있더라.
연령대가 있는 사람은 산장가든을 어린 친구들은 신안골분식과 왕천파닭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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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신안골분식은 세종시 생활에서 제일 마지막에 방문한 집이다.
방문하기 망설여졌던 것은 1인분을 주문해도 양이 많아 혼밥이 힘들고,
할아버지 사장님이 무섭고,
위생상태가 썩 좋지 못하다는 말을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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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닭떡볶이 가격이 1인분 13,000원이니 2인분이라 생각하면 맞을 듯 하고,
할아버지는 무섭다기보다 츤데레 느낌이더라.
청결상태는 들었던 것 처럼 그리 좋은편은 아니니 민감한 사람은 피하는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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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이서 닭떡볶이 3인분과 쫄면사리, 만두사리를 추가해서 주문했다.
떡볶이가 푸짐하게 들어간 닭볶음탕이라고 생각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지만,
떡볶이는 간식, 닭볶음탕은 술안주라는 인식이 내 머릿속엔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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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끓는 떡볶이를 넘치지 않게 조심조심 하면서,
내용물들을 잘 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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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은 밀떡.
밀떡은 뜨거울 때 먹어야 쫀득하고 부드럽다.
식어버리면 딱딱해지는 단점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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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를 먹으며 닭고기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메리트.
고기 한 점 집어드니 소주한잔이 생각난다.
그래서 파란병 일병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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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쫀한 쫄면.
쫄면에서는 전분이 제법 많이 우러나 국물이 금방 걸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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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은 달달한 편이다.
국물이 졸아서 육수를 좀 더 부어준 뒤 허전해서
양배추를 좀 더 부탁드렸다.
사실 한 소리 들으려나 싶었는데 아무말 없이 가져다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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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할아버지가 츤데레같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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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한마리는 아닌 듯 한데
양이 적지는 않다.
떡이 특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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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라면사리 하나 더 넣고 싶었지만,
일행들 식사량이 많지 않았기에
국물이랑 닭고기로 소주한잔 삼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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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통과 김가루를 보며
그래도 볶음밥은 먹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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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공기 주문했더니 흑미밥을 내어주더라.
남은 양념으로 밥을 볶고 참기름을 두른 후 김가루를 뿌려줬다.
고소한 냄새가 확 올라온다.
마무리 볶음밥을 빼 놓아서는 안될 것 같은 신안골분식.
부산사람이 조치원에 있는 분식집을 갈 일이 잘 있을까 싶기에
소중한 기억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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