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오징어찜 한 마리와 돼지고기 수육, 신김치로 구성되는 통오징어삼합.
계절에 따라 시그니처 메뉴가 바뀐다.
남천동 해변시장에 위치한 통영 바다내음.
통영 출신 사장님이 운영하는 한식주점인데 작년 겨울철에 자주 가던 집이다.
개인적으로 통영하면 굴이 생각난다.
그래서 매년 겨울철이면 생굴과 해물에 푹 빠져 지낸다.
지금시즌의 추천메뉴인 통오징어찜 삼합을 주문하니 나물을 비롯해 반찬같은 '곁들임'을 내어준다.
미역, 콩나물, 무, 부추.
막걸리 한잔 걸치기 좋은 안주면서도 밥 한공기 넣고 비벼먹고 싶은 반찬이기도 하다.
나물의 간이 딱 술안주용 비빔밥 만들기 좋다.
이 말은 식사를 위한 나물의 간보다는 조금 강하다는 뜻이다.
목축임으로 좋은 쇠고기미역국.
사실 안주들이 다 밥 반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술마시러 왔지만 밥을 항상 주문할 수 밖에 없다.
시원하고 새콤한 산미를 가진 아가미젓.
개인적으로 밥 반찬으로도 선호하고, 술 안주로도 선호한다.
배 부르지 않게 술 한잔 기울이기 좋은 안주다.
주문한 통오징어찜 삼합.
커다란 접시에 오징어찜, 돼지고기 수육(熟肉), 김치, 당귀장아찌 등이 담겨 나온다.
통으로 찐 오징어의 사이즈가 그리 크진 않은데 지금까지 먹어본 적은 없는 조합이다.
상추를 한 장 손에 깔고
수육, 오징어, 김치를 올리고 한 쌈을 싸서 술을 한잔 곁들인다.
담백하고 고소하게 잘 삶겼다.
그냥 소금에 콕 찍어 먹고싶다.
오랜만에 왔는데 기억해 주시고 서비스도 내어주신다.
삼베이라고 아냐며 주시는데 그게 뭐냐니까 통영에서는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찾아보니 붉은쏨뱅이다.
반건조 생선찜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꾸덕하게 말린 생선은 쿰쿰하기도 하지만
살결이 무른 생선의 경우 조직감도 생기고 더 꼬숩다.
밥을 주문하면 김을 내어준다.
곱창김이라고 하는데 김이 두껍고 고소한 맛이 있다.
일년중 딱 한달 정도만 생산된다하여 '김 중의 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밥을 주문하면 내어주는 구수한 집된장까지.
술집이지만 밥집 소리를 듣는 이유다.
사실 배를 채우러 왔다면 밥 여러공기 먹었겠지만,
식사를 하고 2차로 온 터라 밥은 1인 한공기씩만 주문.
그 중에 한 공기는 나물에 올리고 고추장을 덜어 비벼준다.
좀 예쁘게 비볐으면 좋으련만
밥을 비빈 사람의 손이 야무지지 못하다.
아무리 술안주용 비빔밥이라 할지라도
고추장이 좀 많이 들어갔으니 밥을 더 넣는게 좋겠다.
내 밥의 절반은 비빔밥에 양보하고 남은 밥은 수육과 함께.
곱창김에 삼베이 한 점 올려 쌈으로.
수육과 신김치 올려서 역시 쌈으로.
비빔밥에 삼베이 한 점 올려서 쌈으로.
참기름향 진한 저염 명란 한 점 올려서 쌈으로.
모든 안주를 쌈으로 끝장 볼 기세.
소주한잔의 안주를 밥으로 해결하다보니 금방 배가 부르다.
된장밥도 만들어 먹어야겠기에
옆 친구 두 숟가락을 덜어서 된장찌개를 덜어 담고 비벼준다.
짭짤하니 구수한 게 맛이 참 좋다.
남은 수육에 당귀지를 곁들여서 입가심 하며 마무리.
이 집은 '맛있는부산' 밴드에 '킬리만자로의표범'이라는 분이 소개한 집인데
도데체 이런 집은 어떻게 찾았냐고 물어보는 지인들이 종종 있다.
항상 올 때 마다 만족하는 집이라 개인적으로 보물같은 집이라 생각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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