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일동 현대백화점에서 친구영화에 등장했던 철길 구름다리로 가는 길에
빨간 간판의 옥숙이손칼국수를 만날 수 있었다.
웰빙해초밥상이라고 적혀 있는 메뉴판.
김치국밥 메뉴가 눈에 띈다.
수제비와 밥이 함께 들어간다고 한다.
갱시기, 갱죽으로 불리는 밥국스타일의 김치국밥일까 하는 기대심을 가지고,
김치국밥과 군만두를 주문했다.
밀가루는 청정호주산을 사용하는데,
만두를 직접 빚는다고 한다.
그 외의 재료들은 모두 국내산.
홀에 테이블 3개가 놓여있고,
방이 있다.
단무지와 무김치.
군만두용 간장.
먼저 내어준 군만두.
구워진 만두에서 고소한 냄새가 올라온다.
만두피에 해초를 섞어 색이 거뭇거뭇하다.
칼국수나 만두피를 반죽할 때 해초를 섞기에 메뉴판에 웰빙해초밥상이라고 썼나보다.
만두를 한 알 집어 들었다.
한 입 베어무니 후추향이 진하게 올라온다.
만두소로 채썬 양배추를 넣었다.
그래서 아삭아삭한 식감이 재밌다.
조금 뒤에 받은 김치국밥.
어린시절 우리 집에서는 찬밥이 남으면 김치국을 끓여 밥과 국수를 넣어 끓여먹곤 했다.
라면으로 대신할 때는 스프를 반만 넣고, 찬밥과 김치, 멸치를 넣고 끓여서도 먹었다.
우리 집에서는 밥국으로 불렀는데
지역에 따라 갱시기, 갱죽으로 부르기도 하더라.
내심 걸쭉한 김치국밥을 기대했지만 맑은 국물이었다.
밥이랑 수제비랑 내용물을 잘 섞어준 뒤, 좀 더 걸쭉해지기를 바라며 그대로 내버려뒀다.
그리고 만두에 집중.
국물이 새콤 시원하다.
수제비도 만두피처럼 거뭇거뭇한데 해초가 섞여있다.
처음에는 만두의 후추향이 다소 과하다고 생각됐지만,
그 자체로도 매력이 있다.
양배추의 아삭거리는 식감도 좋다.
무김치는 어중간하게 맛이들었지만 김치국밥에 곁들이면 어울린다.
김치국밥과 군만두라는 지금까지 함께 먹어본 적이 없는 이색조합이었는데 만족스러웠다.
특히 후추향이 강한 군만두는 양배추의 아삭한 식감을 함께 즐기기 좋았다.
한동안 사장님 건강이 좋지 않아 가게를 쉬었다고 하는데
다시 오픈 했으니 이 집을 좋아하는 손님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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