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에는 오리로스처럼 동그랗게 말린 냉동삼겹살을 종종 먹곤했다.
언제부터인가 동그란 냉삼이 안보이더니 최근에 다시 여기저기 보인다.
광안역과 수영역 사이.
광안리해수욕장 방면 주택가에 위치한 삼오불고기.
부산에서 동그랗게 말린 냉삼을 파는 집 중에 가장 오래된 집이 아닐까.
삼오불고기라는 간판에 적힌 이름과는 달리
불고기를 먹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삼오불고기를 방문한 사람들은 바로 이 냉동삼겹살을 주문한다.
나 역시도 망설임 없이 "삼겹살 5인분이요."라고 말하고 자리에 앉았다.
곁들임으로는 구워먹기 좋은 신김치와 겉절이, 무생채, 감자샐러드, 양념게장, 쌈채소가 나온다.
불을 켜고 달구어진 불판에 동글동글한 삼겹살을 올려준다.
강한 불에 구우면 삼겹살이 알미늄포일과 한 몸이 될 수 있다.
삼겹살이 쪼그라들면 중불로 낮추어주자.
동글동글한 삼겹살을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소주한잔 그리고 삼겹살 한 점.
먼저 그냥 맛보고 기름장에 콕 찍어서 맛본다.
단맛이 감도는 파절이를 곁들여도 좋다.
불판 한 켠에 김치를 올리고 같이 구워준다.
구운김치와 삼겹살의 궁합도 좋다.
삼겹살을 먹는데 쌈이 빠질 수 없지.
추가로 5인분을 더 주문.
이 집은 생삼겹살을 말아서 급랭시킨 뒤 육절기로 썰어낸다고 들었다.
이 날은 비록 다리뿐이었지만
매콤달콤한 양념을 쪽쪽 빨아먹었다.
구운김치로 삼겹살을 싸서도 먹어본다.
음식 자체의 맛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스타일로 먹어보는 시도도 중요하다.
이제 슬슬 마무리.
된장과 밥을 주문하니 바싹한 김도 내어준다.
밥 한 숟갈 떠서 그 위에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 한 점 올려서 맛보기.
김으로 써서도 먹고.
구운 김치로 싸서도 먹고.
상추 위에 올려서 쌈을 싸서도 먹고.
안타깝게도 이쯤 먹었을 땐 이미...
고기는 남아있지 않았다.
마무리는 시원한 식혜 한 잔.
맛나게 구워진 삼겹살과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다보면 어느새 배는 부르고
고기랑 술이랑 밥은 동이 난다.
추억의 냉동삼겹살 로스구이의 맛을 찾아서.
광안리 삼오불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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