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돼지국밥로드 #부산돼지국밥열전
지나가다 우연히 반가운 상호를 보았다.
명산집돼지국밥.
몇년전까지만 해도 부평시장 돼지국밥골목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없어졌더라.
길을 지나다 서구청 인근에서 명산집돼지국밥이라는 상호를 발견하고 냉큼 들어가본다.
식사시간이 지난터라 손님은 없었다.
가건물인 것 같은데 깔끔한걸 보아 다시 재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았나보다.
메뉴판 옆에서는 사장님이 수육을 썰고 계신다.
옛날옛적 부평시장 돼지국밥 골목을 지날 때면 한켠에 걸려있는 돼지머리와 내장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지금은 위생이나 시각적인 부분들을 고려해 예전같은 느낌은 없지만,
깔끔한 느낌.
기본인 명산국밥 한 그릇을 주문하고
기다려본다.
먼저 깍두기와 배추김치, 부추김치 그리고 생마늘, 양파, 땡초를 내어준다.
그리고 등장한 돼지국밥.
이 집의 상호를 따서 명산국밥이라고 붙였던데
뚝배기의 양이 상당히 크고 양도 많다.
붉은 고춧가루 양념과 다진마늘은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국물이 구수한데 방아잎의 향이 솔솔 풍긴다.
명산집의 돼지국밥은 토렴식이다.
국물이 뜨겁지 않고 적당히 따뜻한 온도감을 가지고 있다.
밥 알갱이 한톨한톨에 국물이 코팅되어 있는 느낌.
한번 저어서 한 숟가락 크게 떠 보니 고기양도 푸짐하다.
부추와 대파, 방아잎을 넣고 함께 토렴하기에
방아향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어색할 수 있겠다.
특히 방아잎을 싫어하는 사람은 미리 빼 달라고 이야기를 하자.
개인적으로 제피, 산초, 방아 같은 향들을 참 좋아한다.
고기는 머릿고기를 사용한다.
비계가 붙은 부위의 고소한 맛과 살코기의 탱글탱글함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지금 부산의 돼지국밥은 전지나 목전지, 삼겹 등을 사용하는 집들이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돼지국밥집들은 잡내가 덜하거나 잘 느껴지지 않는다.
과거에는 머릿고기를 재료로 국밥을 끓이는 집들이 많았다고 한다.
머릿고기로 돼지국밥을 끓이면 돼지 잡내가 많이 난다고 알고 있고, 실제 그런 집들에서 국밥을 먹어보기도 했다.
머릿고기에서 잡내가 난다기 보다 유통과정이나 보관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냄새가 나는게 아닐까.
명산집은 머릿고기를 사용하지만 고기의 잡내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국밥 자체를 즐기다가 깍두기를 하나 올려 먹어본다.
김치 역시 빠지면 섭섭하다.
한 숟가락 뜨니 큼직한 방아잎이 나왔다.
깻잎을 닮았지만 깻잎과 다른 향을 가진 방아잎.
양념맛, 고기맛, 국물맛과 어우러지니 이 또한 매력적이다.
부산에 돼지국밥이라는 상호를 달고 있는 집들이 600곳이 넘는다고 한다.
상호에 돼지국밥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돼지국밥을 파는 집들도 많기에
그런 집들까지 계산한다면 700곳? 800곳은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50여곳이 넘는 돼지국밥집들을 다녀봤다.
그 전에는 단순한 돼지국밥이었지만, 다른 무언가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모든 돼지국밥집에서 각각의 특색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부터 한 집씩 그 매력을 물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앞으로 방문할 집들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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