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좋아진 기장시장.
기장시장은 싱싱하고 값싼 해산물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대게나 킹크랩을 전문으로 하는 집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다만, 호객행위 때문에 짜증나는 곳이기도 한 기장시장이지만, 지난 주말에 킹크랩을 먹으러 다녀왔다.
역시나 지나가는데 호객행위를 하는 사장님, 점원들이 많다.
잘 해줄테니 저울에 올려만 보고 가라는 둥, 대게 먹으러 온거 아니냐는 둥 하며 계속 잡는다.
영업력이 좋은 사람들이야 단가를 더 싸게 달라고 협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호객행위 자체를 싫어하거나,
마지못해 들어가서 먹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단가를 직접 알려주지 않고 저울에 올려보고 가라, 잘 해준다고 호객행위 하는 집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한 집은 대게는 kg당 얼마, 킹크랩은 kg당 얼마 하고 금액을 알려주더라.
그래서 한 번 더 둘러보고, 다시 그 집으로 가서 두명이서 킹크랩을 먹겠다고 했다.
그 집이 오늘 포스팅 주인공인 기장대게도매라는 집이다.
다리가 하나 없는 절지 킹크랩 1kg에 55,000원.
바구니를 저울에 먼저 올리고 0을 확인한다.
킹크랩 한 마리를 바구니 위에 올렸더니 3.6키로가 나온다.
약 20만원정도 되는 금액인데 18만원에 낙찰.
그리고 랍스타 한마리 끼워준다고 한다.
랍스터 한 마리도 바로 올려주더라.
킹크랩 색이 푸르스름하다.
흔히 블루킹크랩으로 부른다.
우리가 시중에서 볼 수 있는 킹크랩은 레드킹크랩과 블루킹크랩 두 종류가 있다.
단가는 레드킹크랩이 블루킹크랩보다 비싼 편인데 맛으로 정해진 차이는 아니고,
수입되는 시기에 따른 수요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블루킹크랩은 3월부터 8월까지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레드킹크랩은 9월부터 3월까지 우리나라에 수입된다고 한다.
지금 기장시장은 전부 블루킹크랩이었다.
아무래도 레드킹크랩이 들어오는 동절기는 연말도 있고, 연시도 있어
회식이나 외식으로 고가의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이다.
공급되는 양은 정해져 있고, 수요가 많으면 단가는 높아질 수 밖에.
최근에는 중국으로 킹크랩이 많이 수출되다보니,
우리나라에는 안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불과 몇주전에는 신종 코로나 때문에 중국으로 킹크랩 수출이 안되서
잠시 싼 가격에 풀렸다고 들었다.
킹크랩과 랍스터는 찜기에 쪄서 내어준다.
30분정도는 걸리는 것 같다.
킹크랩 18만원외 별도로 1인 3천원의 상차림비가 있다.
미역국과 오이, 당근, 땅콩, 김치전 등.
구색용이랄까.
사실 특별히 손가는 음식은 없다.
최근 코로나 때문에 먹고가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대부분 포장손님이라고 하던데, 먹고 있으니 1층은 꽉 차더라.
어쩌면 먹고가는 첫 손님이라 더 잘해준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30분쯤 지났을까.
입구에서 고른 킹크랩과 랍스터가 나왔다.
테이블에 내어주기 전에 잘라서 준다.
직원 3명이서 같이 자르더라.
사진 상으로 사이즈 가늠이 잘 안되지만,
접시도 크고 킹크랩 다리며 랍스터며...
다 크더라.
게딱지는 따로 주던데 껍데기에 붙어있는 살코기와 국물 좀 먹고,
나중에 밥 볶아 달라면 된다.
랍스터 집게발도 크지만, 킹크랩 집게발이 더 통통하고 크다.
킹크랩의 집게발은 양쪽의 사이즈가 다르다.
한쪽은 크고 한쪽은 상대적으로 작다.
일반적으로 게의 다리는 5쌍, 10개다.
그런데 킹크랩은 다리가 8개였다.
처음엔 킹크랩도 다리가 10개인줄 알고
우리가 고른 놈은 다리가 하나 없는 킹크랩인가 했는데 3개가 없어서 당황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한쌍의 다리는 퇴화해서 작아졌는데
배쪽에 붙어 있다고 한다.
몸통과 다리의 경계부분도 어마어마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3.6키로짜리가 이정도면 4키로가 넘어가는 애들은 얼마나 클까...
집게다리를 먼저 집었다.
껍질을 때어내고 입에 물었더니 살이 입에 꽉 찬다.
촉촉하고 달콤하다.
그리고 부드럽다.
게냄새가 손에 묻으면 오랫동안 남기에
처음에는 젓가락으로 먹었지만, 킹크랩은 그렇게 먹는 음식이 아니었다.
다리부터 손으로 잡고 살코기를 발라 먹었다.
집게발은 랍스터도 당연히 맛있다.
다른 곳에서는 주인공인 랍스터가 킹크랩 앞에선 깍두기 신세라니...
맛도 식감도 쪼랩이다.
내장이 살짝 발린 몸통쪽 살코기는 맛도 식감도 다르다.
게살 양이 많아서 둘이 신나게 먹어도 제법 많이 남았다.
살코기가 살짝 물리려고 하면 게딱지에 고여있는 짭조름한 국물을 한 숟가락 떠 먹으며 다시 힘을 내어 본다.
킹크랩 살이 크리미한 부드러움과 달콤함을 가졌다면
랍스터의 꼬리살은 그에 비해 텁텁하다.
조만간 또 먹으러 가고싶다.
포스팅을 하면서 사진을 보니 드는 생각이다.
게딱지에 붙은 살코기도 맛있다.
게딱지를 보내며 볶음밥 2인분을 주문했다.
된장과 깻잎지, 김치 등이 나온다.
1인분은 게딱지 위에
1인분은 공깃밥에 담아준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이건 또 들어간다.
몸통 살을 싹싹 긇었더니 아직 살코기가 푸짐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볶음밥 위에 살코기를 올려서 먹어본다.
대게나 킹크랩의 단가는 크기나 살수율에 따라서 달라진다.
수율이 80%이상이라고 하던데 정말 속이 꽉 찼다.
킹크랩 게딱지와 랍스타 껍데기만 남았다.
블루킹크랩과 레드킹크랩은 삶기 전에는 색상이 달라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둘 다 익으면 껍질이 붉어지기에 구분하기 쉽지 않다.
껍질이 붉게 변하고 나서는 게딱지에 뾰족하게 솟은 뿔을 보고 구분할 수 있다.
게딱지의 정가운데 뿔이 4개이면 블루킹크랩이고, 6개이면 레드킹크랩이다.
사실 수입되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블루를 레드라고 속여서 팔고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알아두면 유용하지 않을까.
킹크랩이라는 음식 자체가 워낙 고가이지만,
그래도 정말 맛있게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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