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이나 햄버거와 같은 인스턴트 식품도 좋아하지만,
잡곡, 콩, 전복, 채소와 같은 재료가 떠올리게 하는 건강식을 마다하는 사람이 있을까.
송정해수욕장 바닷가를 내려다보며 전복이 들어간 돌솥밥을 먹을 수 있는 집이 있다고 해 다녀왔다.
상호에 맛집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경우는 드문데,
이 집은 그 드문 집 중에 한 곳이다.
황령산 올라가는 길에 세실맛집이라는 곤드레밥 전문점 이후로 처음 봤다.
다솥맛집의 대표메뉴라고 하는 전복송이밥.
전복과 송이가 들어간 돌솥밥인데,
특이 전복 2마리가 들어가니 보통은 한마리가 들어가나 보다.
대표메뉴인 전복송이밥과 전복영양밥을 하나씩 주문했다.
전날 밤까지 겨울비가 내리더니
아침은 하늘이 맑다.
창가에서 송정해수욕장과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고 싶었지만,
예약이 되어 있다고 해서 한 줄 물러나 자리를 잡았다.
12시가 조금 넘은 일요일 점심시간.
다소 여유가 있다.
창가에 앉고 싶은 표정을 읽었는지,
한시간 남짓 남은 식사시간도 괜찮으면 창가로 자리를 옮겨준다고 한다.
술을 마실 것도 아니고, 밥만 먹는데 한시간이면 충분하잖아.
창가로 자리를 바로 옮겼다.
해운대든 송정이든 오션뷰 식당은 인기가 좋다.
먼저 내어주는 반찬들.
잡채, 모자반, 깍두기, 어묵볶음, 양념게장, 나물, 갓김치, 샐러드, 배추와 다시마...
주인공인 돌솥밥이 놓이고,
두루치기, 조기구이, 미역국이 제 자리를 잡는다.
돌솥의 두껑을 열었더니 예쁘게 담긴 전복영양밥이 돋보인다.
전복송이밥 15,000원.
밥은 전복내장을 넣고 지어 노르스름하다.
위에는 수삼과 송이버섯, 전복이 올라가 있다.
전복영양밥 15,000원.
수삼, 고구마, 단호박, 강낭콩, 흰강낭콩, 검은콩, 완두콩, 저민 대추 그리고 전복.
모둠콩밥인가.
보는 자체로 건강한 느낌이 팍팍 든다.
전복송이밥을 한 숟가락 훔쳤다.
서로 다른 메뉴를 주문했다면 상대방의 메뉴 맛이 궁금한게 인지상정.
그런데 전복송이밥은 전복 내장의 비린맛이 살짝 받쳤다.
돌솥에 담긴 전복영양밥을 그릇에 덜어 담고.
돌솥에는 따뜻한 물을 부어서 두껑을 닫아둔다.
바다를 보며 하늘을 보며 밥을 먹는 시간.
짧지만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이 시간은 오션뷰가 주는 선물이다.
톡톡 씹히는 식감이 매력적인 모자반.
밥 위에 수북하게 올려 짭조름하게 즐겨본다.
밥을 다 먹고 나면 솥에 눌어있는 밥을 긁어서 누룽지를 먹는 시간.
따끈하고 구수한게 배가 불러도 남기고 싶지 않다.
간간히 갓김치를 곁들이니 좋더라.
포만감을 느끼며 점심식사 마무리.
밥과 반찬 전반적으로 괜찮았는데,
밥을 덜어먹는 그릇의 찐득함이 아쉬웠다.
제대로 씻기지 않아서 찐득한건 아니고 멜라민 식기의 문제인 것 같은데
여기저기 다니면서 비슷한 집들을 봤기에...
가격대가 어느정도 있으니 밥 그릇은 바꿔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정말 오랜만에 해동용궁사로 갔건만...
이번 코로나19 때문에 문을 닫았더라.
용궁사는 다음을 기약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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