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추억의 음식이 있을 것이다.
어릴적 자주 먹던 음식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잘 먹기 힘든 경우에는 음식에 대한 향수를
지금은 만나기 힘든 사람과 함께 했던 음식은 사람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나에게 있어 추억의 음식은 김치국밥. 우리 집에서는 김치국밥을 밥국이라고 불렀다.
남은 찬밥을 신김치와 국수, 멸치를 넣고 끓여 먹었는데 전분이 우러나와 걸쭉한 밥국을 한 숟가락 떠서 후후 불어먹곤 했다. 가끔은 라면이나 수제비를 넣어서 먹기도 했는데, 대부분은 찬밥과 국수의 조합이었다.
"연산동 매운수제비, 갱시기, 갱죽, 밥국 다양한 이름을 가진 추억의 김치국밥"
울산의 저수지휴게실을 비롯해 울산에 매운수제비 집들이 제법 있는 걸로 안다.
매운수제비라는 동일한 상호의 집들이 부산에도 있던데, 체인점인지는 모르겠다.
연산동 매운수제비는 구.아라비안나이트 인근에 있다.
상호와 동일한 메뉴가 있다.
메인수제비.
메인메뉴인 매운수제비보다 김치수제비에 더 눈길이 간다.
그래서 김치수제비로 주문.
늦은 시간이라 가게는 한산하다.
배추김치, 총각무김치, 물김치.
곁들여지는 김치 3종.
갓 담근 배추김치는 손으로 찟었는지 길죽길죽 하다.
총각김치, 물김치 할 것 없이 하나같이 맛깔스럽다.
김치도 별도로 판매하고 있더라.
그만큼 김치 찾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 아닐까.
수제비와 밥이 같이 들어있다.
김치수제비보다는 김치국밥이 더 잘 어울린다.
어릴적 우리 집에서는 밥국이라고 불렀다.
경북에서는 갱시기, 갱죽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같은 음식이라도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수제비와 밥에서 전분이 우러나 걸죽하다.
사진 찍고 바로 숟가락을 입에 넣다가 입천장을 다 데었다.
성급한 내 행동을 반성하며
앞접시에 적당히 덜어 담는다.
갓 담근 배추김치 한 점 올려서 같이 맛본다.
수제비는 신김치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수제비는 얇은 편이라 밀가루맛이 덜난다.
부들부들한 식감이 좋다.
간이 슴슴한 총각김치가 수제비, 밥과 잘 어울린다.
간간히 입가심을 했던 새콤하고 시원한 물김치도 맛이 좋다.
확실히 김치 맛이 좋아 따로 팔만 하다.
언제나 맛난 음식에 대한 예의.
맛난 김치가 남아서 공깃밥을 하나 주문할까 했지만, 늦은 시간이라 참았다.
맛있다고 폭식하고, 안주가 좋다고 폭음하는 습관은 막아야지 다짐 해 본다.
추억에 잠기기 좋은 김치국밥으로 가벼운 한끼식사.
다음은 매운수제비를 한 번 먹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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