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찬 주꾸미와 달달한 새조개에 이어
봄을 알리는 제철음식 털게.
오랜만에 방문한 동백섬횟집에서
제철을 맞은 털게를 맛볼 수 있었다.
해운대 그랜드호텔 뒤에 위치하고 있다.
부산 오거돈시장 단골집, 신세계 정용진회장 단골집으로도 알려져 있는 동백섬횟집.
부산 정재계의 많은 인사들이 단골이라 들었다.
개인적으로 생선회와 해물을 좋아하기에
항상 가고 싶은 집이지만,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 매일 가기는 힘든 집이다.
일행이 가져 온 샴페인인데
요즘 금주를 하고 있어서 맛보지는 않았다.
동백섬횟집 초장은 부산명물횟집 초장만큼이나 매력있다.
명물횟집에 비해서는 단맛이 살짝 부족한데, 대신 묵직한 느낌이 든다.
콩고물이 올라간 야채에 초장을 뿌려 섞어 먹으면 된다.
배추김치와 총각김치, 무김치, 물김치.
김치가 맛난 집으로도 알려져 있다.
오늘 준비된 생선회는 방어뱃살, 대광어뱃살과 지느러미, 참돔뱃살이다.
참돔 역시 사이즈가 큰 자연산이라고 한다.
어종에 따라 살아있는 생선을 바로 잡아서 내어주는 활어회와
8시간 이내의 짧은 숙성을 거치는 거치는 싱싱회를 내어준다.
사이즈가 큰 광어나 방어는 짧은 시간의 숙성과 수분 제거를 통해 감칠맛과 차진 식감을 높일 수 있다.
사실 생선회 1인분 대신 털게를 주문했기에
생선회 양은 1인분만큼 빠졌다고 보면 된다.
인원수대로 생선회를 주문하고 털게를 따로 주문하면 더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봄의 시작에 맛보는 마지막 방어가 아닐까.
방어 뱃살이지만 한겨울 대방어처럼 기름진 맛은 없다.
멍게와 홍삼, 소라.
해물을 좋아하는 단골들과 함께 한 자리라 어느 때 보다 해물을 푸짐하게 담아줬다.
일반 해삼보다 훨씬 사이즈가 큰 홍삼의 꼬득한 식감이 좋고,
평소보다 더욱 향이 진하게 다가오는 멍게의 향긋함도 좋다.
봄을 맞은 멍게의 향은 어느 때 보다 진하다.
장만하기 전에는 더욱 사이즈가 컸다고 한다.
홍삼 한 마리 양이다.
방어 등쪽도 한 점.
대광어의 지느러미살은 기름지고 씹는 식감도 좋다.
입에 착 감긴다는 표현을 쓰고 싶은 대광어.
해물은 일단 제쳐두고
먼저 나온 회부터 한점, 한점 맛보고 있는데 오늘의 주인공 털게가 나온다.
털게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등껍질 기준으로 10여마리는 족히 넘었다.
막썰기한 쫄깃한 참돔뱃살.
잘린 홍삼의 직경이 숟가락만하다.
입 안에 가득차는 해삼의 향도 좋고.
입 안에 가득 차는 멍게향도 좋다.
해삼, 멍게, 미더덕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해물이기에 더욱 맛있게 느껴진다.
털게 등껍질에 찬 고소한 내장.
숟가락으로 퍼 먹고, 젓가락으로 하나하나 발라 먹는다.
몸통에도 살이 꽉 차있다.
다리까지 먹기는 힘들기에 몸통 중심으로 공략한다.
털게는 홍게, 꽃게 처럼 비린내가 진하게 남지 않는다.
그래서 더 좋다는 사람도 있고, 다리에 살이 많지 않아 먹을 게 없다는 사람도 있더라.
열심히 먹고 있는데 이번에는 바다장어구이를 내어준다.
찐득한 양념이 발라져 있다.
장어 몸통을 집어 공깃밥 위에 올렸는데
잘라진 한 점이 밥그릇 직경만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동백섬횟집은 김치가 참 맛있다.
잘 삭은 총각무의 아삭거림도 새콤함도 좋아 밥이 자꾸만 들어간다.
장어구이와 김치로 밥 한 공기.
생선조림과 양념을 머금은 무를 반찬으로 밥 한 공기.
술을 안마시니 밥만 자꾸 들어간다.
사실 매운탕과 밥 한 공기도 가능하다.
처음 동백섬횟집에 왔을 때는 밥을 5공기 정도 먹었었다.
식사량이 많고 반찬이 맛있는 것도 큰 이유지만,
공기에 담긴 밥의 양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렇게 먹을 수 있다.
매운탕은 데워가며 먹는 방식은 아니다.
각자 그릇에 담아서 내어주는데, 서더리도 푸짐하고 수제비도 들어있다.
국물은 맵지 않고 묵직하고 구수하다.
후식으로 오렌지.
상큼한 오렌지로 입가심하며 부른 배를 두드린다.
언제나 만족스러운 동백섬횟집.
3년전 첫 방문이후 단골이 되었고, 주변에 지인들도 단골이 많아 종종 특별한 메뉴를 챙겨주기도 한다.
최근 방문은 봄을 맞이한 털게회동.
다음번에는 동백섬횟집의 시그니처 이시가리라고 불리는 줄가자미회로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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