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동 동백곱창, 50년전통 돼지곱창과 추억의 냉삼구이

 

빨간양념이 발린 문현동식 곱창과 소금구이 한 판

 

오랜만에 돼지곱창이 땡기던 날.

사실 부산에도 돼지곱창이나 막창집들이 제법 있다.

특히 문현동은 돼지곱창으로 유명한데,

영화 친구에서 준석이와 상택이가 소주한잔을 기울이던 칠성식당은 인근의 점포를 인수해 3곳이나 된다.

부산 시내에 문현곱창이라는 상호를 흔히 볼 수 있고,

빨간 양념을 바른 스타일을 문현동식 곱창으로 부르기도 한다.

 

 

 

문현동 곱창골목

 

20여년전 처음 이 거리를 찾았을 때만 해도,

지금보다 곱창집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일제강점기 문현동에는 도축장과 가축시장이 있었다고 한다. 도축된 고기는 다른 지역으로 보내지고 내장은 인근에서 소비되었는데, 그 때 문현동에 곱창골목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문현동 동백곱창

 

곱창골목으로 유명한 대구의 안지랑보다 역사가 있는 동네지만, 그 규모는 훨씬 작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지인이 단골이라고 추천한 동백곱창. 50년전통이라는 간판의 글씨마저 희미한데 늦은 시간에 방문했더니 할머니 혼자 운영하고 있었다.

 

 

동백곱창 내부

 

가게안도 허름하다.

곱창에 소주한잔 하기 좋은 분위기랄까.

 

 

 

동백곱창 메뉴판

 

곱창구이는 150g에 8,000원.
구이는 돼지곱창을 사용하지만, 전골은 소곱창을 사용한다. 돼지곱창으로 찌개나 전골을 만드는 집은 아직 못 봤다.

 

 

 

 

5명 방문이었기에 양념 3인분에 소금구이 2인분으로 첫 판을 주문.

 

 

 

 

삶은 곱창을 연탄불에 초벌 해 양념을 발라 내어준다.

 

 

 

 

기호에 따라 생마늘과 고추를 더해 구워 먹어도 된다.

 

고깃집이나 국밥집에서 생마늘을 내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마늘 뿌리부분에 유독 시선이 간다.

마늘 끝을 잘라 잘 정리해서 내어주는 집은 아무래도 재료 손질에 들어간 정성이 보인다.

 

 

 

 

쌈채소를 비롯해 겉절이, 양파지, 무생채와 양념 등이 차려지는데

5명이 한 테이블에 앉다보니 상이 비좁다.

 

 

 

 

시원한 콩나물국이 있으니 술이 술술 들어간다.

 

 

 

 

소금구이 하나 집어 먹고,

양념구이 하나 집어 먹고,

암뽕 하나 집어 먹고.

질기지 않고 쫄깃한 식감과 양념맛을 즐기며 소주잔을 기울여본다.

 

 

고기도 곱창도 이런 저런 재료를 올려 쌈을 싸먹는 맛이 있다.

 

 

곱창 4인분을 추가하면서 냉삼도 3인분 추가.

원산지는 국내산, 130g에 8,000원이다.

 

 

곱창을 초벌 해 주는데 시간이 걸리는 관계로

그 동안 불판에 알미늄포일을 깔고 냉삼을 올려 구워 안주가 끊기지 않게 만들어 준다.

 

 

곱창을 다 먹었을 때 쯤

삼겹도 다 익어간다.

 

 

한번 삶은 곱창이지만 구워지면서 쪼그라들어 양이 줄어든다.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시원한 콩나물국

콩나물국을 리필하니 덜어 먹으라고 한 대접 내어준다.

얼음까지 얼어 있는 시원한 콩나물국에 어느정도 오르던 취기가 달아난다.

 

 

알미늄포일 위에서 냉삼을 구울 때 맛소금과 후추를 솔솔 뿌려주면

이게 바로 추억의 맛.

 

 

삼겹을 다 먹어가니 곱창도 잘 구워졌다.

손님이 우리 테이블 밖에 없어 할머니가 한 방에 다 구워 주셨다.

 

 

곱창과 암뽕 소금구이, 양념구이 사이 좋고 올려서 한 쌈.

 

 

다들 식성이 좋은 장정들이라 냉삼 2인분 추가.

 

 

할머니가 직접 구워 내어주니 훨씬 편하다.

우리밖에 없어 대관한 기분.

 

 

고소한 삼겹을 안주로 소주한잔 넘기니 슬슬 탄수화물 생각도 난다.

 

 

고기와 하얀쌀밥의 궁합은 언제나 최고다.

 

 

 

밥과 고기를 올리고 쌈을 즐기며

자리를 마무리 해 본다.

 

왠지 할머니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을 가면

후한 인심과 정도 느껴지고,

마음도 푸근해진다.

 

동백곱창을 인수해서 가게를 운영한 세월이 30년이 넘는다고 하는데

매일 새벽 4시까지 영업을 하다보니 할머니 몸이 많이 상했나보다.

허리가 안좋아서 요즘은 새벽까지 영업은 힘들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몸 챙기면서 오랫동안 영업 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