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전차가 다니던 시절.
전차 종점이 있던 영도 남항동에 유명한 빈대떡집이 있다.
근래에는 블로그나 SNS를 통해 제법 알려진 집이지만, 10여년 전에 이 집을 처음 방문하고 영도 친구에게 영도녹두집의 빈대떡이랑 파전이 맛있더라고 이야기 했더니 그 집을 어찌 알고 갔냐며 신기해 했다.
오랜만에 갔더니 간판이 비꼈다.
동그랑땡과 해물빈대떡 중에 고민하다가
해물빈대떡으로 골랐다.
배만 안불렀어도 둘 다 주문했을텐데...
아니 오늘처럼 배가 불러도 비오는 날이었다면 둘 다 주문했을 것 같다.
곁들임이 단출하다.
콩나물국은 소주안주,
깍두기는 막걸리안주다.
콩나물국과 동치미국물은 목축임용으로도 좋다.
깍두기나 동치미국물인 전을 먹을 때 기름진 맛을 씻어주는 역할도 한다.
태종대 개똥쑥막걸리와 함께 지평막걸리도 하나 주문했다. 두 막걸리의 맛을 비교 해 보는 시간.
영도녹두집의 막걸리 판매가는
태종대 개똥쑥막걸리 3천원.
지평막걸리 4천원이다.
막걸리에 대한 이야기도 포스팅이 좀 쌓이면 따로 준비 해 보겠다. 참고로 주재료인 쌀은 개똥쑥막걸리의 경우 외국산, 지평막걸리의 경우 국내산이다.
영도녹두집의 빈대떡 스타일은 접시 가득한 사이즈 한 덩어리로 부쳐서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라서 준다.
범일빈대떡 처럼 작은 사이즈 빈대떡을 여러장 구워 주는 스타일과는 다르다.
겉은 바싹하고 속은 촉촉하다.
해물빈대떡의 재료로 든 오징어의 양도 푸짐하다.
노릇하게 구워진 빈대떡은 고소한 기름냄새를 풍기고,
맛 또한 고소해서 달달한 막걸리와 잘 어울린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시큼한 산성막걸리와 더 잘 어울릴 수도 있겠다.
제일 안쪽에 앉아서 드시던 어르신들의 막걸리 마시는 속도는 전광석화와 같았다. 순식간에 여러병을 비우고 나가셨다.
오래전에 방문했을 때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 마시는 좌식 구조였는데 오랜만에 갔더니 테이블로 구조가 싹 바뀌었더라. 평소에 양반다리를 자주하는 내 고관절을 생각하니 지금 테이블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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