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주 보던 술집이 있었는데 갈 기회가 없어 사진으로만 접하고 있었다.
아키수산에서 후속 브랜드로 오픈한 로바타아키라는 집이다.
춘일에서 2차를 하고, 한잔 더 하자는 지인.
안가본 곳으로 가기로 하고, 정한 곳은 로바타아키다.
로바타(炉端)는 화로, 난로라는 뜻이다.
아키는 공통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명 같은데...
'구이전문 아키' 뭐 이런 뜻이 아닐까.
메인메뉴는 닭모리아와세.
닭 모리아와세 2인과 삼치구이를 하나 주문했다.
주류는 소주가 안보이더라.
그래서 일본 술 하나 주문.
사실 한일갈등 이후로 일본술은 가급적 안마시고 있는데
이 날은 분위기에 취했나보다.
가게 전체에 꽉 차는 'ㄷ'자형 테이블로 되어 있다.
평소에 못보던 독특한 구조인데 분위기에 취할만 하다.
다나카로쿠쥬고(田中六五)
일본 후쿠오카지역의 향토술이다.
야마다니시키(山田錦)라는 쌀 품종을 65% 사용해서 만든 쥰마이(純米) 술이다.
테이블 앞에 숯이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있고,
통로처럼 뚫려있어서 손님이 여러명일 경우 그에 맞게 배치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고기를 얄브리한 석쇠 위에 올려서 직화로 구워준다.
덕분에 먹을 때는 좋지만 옷에 불향과 고기향이 진하게 베인다.
이런 분위기에서 술을 마시면 없던 술맛도 생기겠지.
비록 나는 동성과 함께 한 자리였지만,
데이트하기에도 좋은 분위기다.
담백한 가슴살도 숯불을 입으니 맛이 배가된다.
따로 주문한 삼치구이.
삼치의 살결이 부드러워 입에서 녹는다.
집에서도 종종 먹는 삼치구이.
뼈를 발라내기 쉽고,
시간이 지나도 비린내가 나지 않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구워주는 쉐프님이 알고 봤더니 보리문디에서 뵀던 분이다.
안면이 있는 덕분에 서비스메뉴도 받았다.
네모난게 치즈인가 했더니
다이콘가라아게라고 무를 튀겼더라.
따끈따끈하면서 시원한 무즙이 흘러나오는게 매력있는 메뉴였다.
사케도 한잔 서비스.
오쿠노카미라는 도쿄지역 술인데 도마뱀이라는 별칭이 있다고 한다.
사실 맛은...
기억이 안난다.
도촌족발, 춘일에 이은 3차째라
전주가 과하기도 했지만,
분위기에도 흠뻑 취한 것 같다.
고기완자처럼 닭고기를 다져 뭉쳐 만든 소스 없는 츠쿠네.
계란 노른자가 담긴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면 상큼하고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닭 목살구이.
치킨을 먹을 때 목살은 뼈 때문에 먹기 힘들지만,
맛있는 부위임에 틀림없다.
그런 목살을 뼈 걱정없이 먹을 수 있다면?
쫄깃한 식감을 갖춘 닭 목살을 숯불에 구워 먹으니 편하게 먹을 수 있어 좋다.
마무리 디저트로 딸기.
가게 마감시간이 다 되어 자리를 마무리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게 다행이었다.
여기서 더 마셨으면 다음날 많이 힘들었을 듯...
다음엔 기회가 된다면 맨정신으로 가보고 싶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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