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량과 수정동 인근에서 식사 할 일이 많다.
안가본 집들을 하나, 둘 차례차례 가보다가 오랜만에 일본 가정식 카레집인 규봉카레 방문.
"수정동 규봉카레, 돈까스를 올린 일본 가정식 카레"
수정동이라는 동명을 잘 모르는 사람도 있는데, 지하철1호선 부산진역이 수정동에 위치하고 있다.
규봉카레의 인근에는 부산일보 사옥과 동부경찰서가 있다. 큰 길가에 있지만, 잘 눈에 띄지는 않는다.
테이블도 있고, 혼자 식사하기 부담스럽지 않게 벽에 붙은 1인석도 있다.
기본 카레라이스(5,500원)에 토핑으로 돈까스(2,500원)를 올려서 주문.
카레메뉴 이외에도 돈까스와 파스타, 덮밥도 있고, 토핑도 다양해서 메뉴를 취향에 따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창밖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 비내리는 도로를 바라보고 있으니 주문한 카레가 나왔다.
우리나라 카레는 황금빛을 띈다면, 일본 카레는 진한 브라운색을 띈다.
우리나라에서 먹어 본 일본식 카레라고 해봐야
중앙동 겐짱카레, 신창동 오겡끼카레, 남천동 다이도코로, 프랜차이즈인 아비코카레 그리고 이 집 규봉카레 정도.
괴정 오사카는 가게 옮기기 전에 주로 라멘을 먹던 곳인데, 거기서 카레를 먹어본 것 같기도 하고...
워낙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당시는 지금처럼 사진을 남기지도 않았으니...
어찌됐건 일본식 카레 경험이 그리 많지는 않다.
노릇하게 튀겨진 돈까스.
사이로 고기색이 핑크핑크 해 보인다.
요즘 유행하는 핑크돈까스인가?
돈까스 한 점 먼저 집어 들었다.
얼마전에 포스팅 한 달과6펜스의 경양식돈까스와는 고기 두께에서 차이가 난다.
그리고 붉은 빛이 감도는 핑크색 고기인데 부드럽고, 튀김옷은 까실까실 바싹바싹하다.
카레가 묽어보이지만, 당근과 양파를 다져 넣었다.
집에서 일본카레를 끓여 먹은적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가루카레가 아니라 초콜릿처럼 고체로 되어 있어 신기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오래전 일본에서 카레를 먹을 때 밥과 카레를 숟가락으로 비비고 있으니
앞에서 같이 밥을 먹던 지인이 이상하게 보더라.
한국에서는 카레를 그렇게 먹냐고 물어보길래 그렇다고 하니까.
일본에서는 카레와 밥을 섞지 않고 같이 떠 먹는다고 한다.
당시 지인의 가르침에 따라 이후부터는 카레와 밥을 같이 떠서 먹고 있다.
밥과 카레를 같이 떠서 돈까스도 하나 올려 먹어본다.
따로 돈까스 소스는 없지만, 그 역할을 카레가 충분히 잘 해준다.
노른자는 형체를 유지하고 있고, 흰자만 익은 반숙.
전체를 완전히 익힌 프라이와 달리 이런 비주얼은 왠지 먹기 아깝다.
7년만에 방문한 규봉카레.
남포동에도 분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은 있지만, 가보지는 못했다.
제법 오래된 집이지만, 서두에 언급한 카레집들에 비해 그리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닌 것 같다.
일본식 카레가 생각날 때 방문해도 좋겠고, 돈까스가 생각날 때 방문해도 좋겠고,
둘 다 생각날 때는 더 찾고싶은 집.
인근에서 식사장소를 고민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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