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에 있는 소고기집 고기형.
좋은 가격에 숙성된 소고기를 맛볼 수 있다.
주문한 고기를 보여주고 초벌 해 주면, 개인화로에서 구워먹는 방식이다.
2년전 첫 방문 후 최근까지 10여번 정도를 방문했던 것 같다.
평소 안가본 집들을 주로 다니는 스타일인데,
10번정도 방문했다는 것은 그만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집 중에 한 곳이다.
"부산 수영 고기형, 부드럽고 고소한 숙성 소고기의 매력에 빠지다"
미리 예약을 해둔 터라 바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해가 있을 때 들어갔는데 나올 때는 해가 져서 나왔다.
이 날은 일요일 6시에 이미 예약이 다 되어 있었다.
평소 예약을 안하고 되는대로 다니는 스타일이라 만석이면 기다리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곤 하는데 다행히 동행이 예약을 해놨던 터였다. 최근 예약을 해야 하는 식당들이 늘고 있는데, 나 부터 예약문화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고기형의 경우 7시 이전은 예약이 가능하고,
이후는 오는 순서대로 대기를 해야하는 시스템이다.
가게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카운터석이 8자리정도 있고, 테이블은 두개정도 있다.
고기에 간단하게 곁들일 수 있는 절임류.
전동그라인더로 통후추를 갈아준다.
소금은 핑크솔트로 불리는 희말라야 암염.
맥주로 입가심을 하고 있으니 비장탄이 든 숯불화로를 놓아준다.
3주 이상 숙성시킨다는 고기.
추천부위는 등심과 안심이었다.
사장님이 고기 전문가다보니 부위별 차이를 고려 해 숙성을 시킨다.
추천 받은 등심과 안심.
이 집 숙성 안심 맛이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마블링이 촘촘하게 박힌 두툼한 안심과 등심.
손으로 한 번 만져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한우등심 100g 21,000원
한우안심 100g 24,000원
고기는 실물을 보여주고 이렇게 초벌을 해서 내어준다.
카운터석에 앉으면 사장님과 대화도 할 수 있고, 초벌도 바로 앞에서 해주는데
아무래도 테이블은 그런 면에서 카운터석보다 소외된 느낌이다.
가게 규모가 크지 않아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카운터석은 예약 필수.
안심 한 점을 먼저 불판에 올려준다.
한 입에 쏙 들어갈 사이즈로 4등분.
소금과 후추를 곁들여 먹어도 되지만,
먼저 고추냉이를 살짝 올려서 먹어보라고 권한다.
고소한 맛에 톡 쏘는 와사비.
참치뱃살만큼이나 궁합이 좋다.
구워지는 족족 아무런 소스 없이 한 점,
소금에 한 점, 후추에 한 점, 고추냉이에 한 점...
다양한 방법으로 고기를 즐겨본다.
이어서 초벌된 등심.
숯불에 노릇하게 익어가는 고기.
씹는 식감도 있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도 올라온다.
지인이 가져 온 일본술.
가지고 있는 술이니 안마실 순 없고 빨리 마시고 없애버리자고...
고기를 먹다가 육사시미도 하나 주문했다.
한우육사시미 200g 30,000원.
몇년전부터 대구, 경북지역의 뭉티기에 빠져있다보니,
육사시미는 잘 먹을 일이 없었는데 마블링이 촘촘하게 들어가 있는 생고기는 오랜만에 본다.
얇게 저며진 고기의 착 감기는 느낌이 좋다.
이런 고기는 일잔일점 해야...
저민육회에 집중하는 동안 남은 고기는 불판에 올려주고.
이제는 한 점씩 먹고 그런건 없다.
그냥 먹는거다.
고기형에서 맛볼 수 있는 두툼한 우설.
얇게 저며진 우설은 센텀 봉계나 구서동 철마에서 맛볼 수 있지만,
이렇게 두툼한 우설은 고기형에서 밖에 못 먹어봤다.
우설구이 100g 25,000원
오래전에 오사카에서 먹었던 냉동우설과는 비교가 안되는 두께.
우설을 작업하는 것을 봤더니 잘라서 버리는 부분이 엄청 많았다.
굽는건 전문가의 몫.
바짝 익혀서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래서 한 점 집어서 바로 입으로...
사그랑사그랑 씹히는 식감이 참 좋다.
얇게 저민 냉동우설의 식감도 좋았는데, 두툼한 생우설이 더 매력적이다.
다만 불호도 있었다.
이어서 보리소주도 한 병.
식감 한 번 느껴보라며 우설을 더 두껍게 썰어준다.
미디엄으로 익혀 먹으면 된다고 한다.
두께가 두꺼운만큼
사이즈를 더 작게 잘라서 맛봤는데 식감이 더 좋다.
우설용 소스에 찍은 뒤 잔파를 올려서도 맛보고.
마무리로 파밥을 주문 해 같이 먹어도 본다.
된장에도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있다.
아무래도 술에 취해가다보니 사진 찍는 것도 잊게 된다.
아담한 공간에서 도란도란 술 한잔하며 고기를 즐길 수 있었던 공간.
고기맛도 좋았고 친절하고 파이팅 넘쳐서 더 좋았다.
조만간 조촐하게 카운터석에 자리잡고 일잔일점 할 날을 고대한다.
현재 금주 56일째, 100일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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