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면이라는 음식은 친숙하다. 중면정도 되는 굵기, 노르스름한 색상, 감자전분으로 만들어 쫄깃함이 남다른 면발. 주로 분식집에서 양배추, 상추, 당근 등을 넣고 매콤하게 비벼서 먹는다.
쫄면은 인천에서 유래된 음식이라고 한다. 부산에는 그 쫄면 면발로 만든 우동이 있다. 면발은 쫄면, 국물은 우동. 합쳐서 쫄우동이라고 한다.
국물이 있는 쫄면요리가 다른 지역에 없는 것은 아니다. 경주 명동쫄면집에서 온쫄면을 주문하면 부산의 쫄우동과 같은 비주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내가 쫄우동을 처음 먹어본 건 5년전 유명분식이지만, 90년대만 하더라도 분식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메뉴가 쫄우동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동광동에서 보수동으로 이전한 유명분식, 영도 동삼동에 위치한 백설대학, 해운대 에버그린 정도가 쫄우동을 맛볼 수 있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명성횟집만큼 오래전, 카카오스토리에 유명분식을 소개한적이 있다. 당시 수정동 원앙을 추천받았는데, 이번에 인근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던 타이밍에 이렇게 다녀올 수 있었다.
간판을 보니 충무김밥 전문점이었다. 쫄우동도 메뉴에 보이는데 가게에서는 김치국밥을 추천한다고 한다.
가게에 들어올 때 입구쪽 테이블에서 김치국밥을 먹고 있는 커플을 보며 김치국밥을 주문할까 하는 망설임도 잠시 있었지만, 오랫동안 벼르던 쫄우동이라 김치국밥은 다음으로 미루어 두고, 쫄우동+충무김밥 세트로 주문했다.
사장님 왼쪽에 보이는건 초밥성형기다. 충무김밥 사이즈로 밥이 나오면 김으로 한번 말아준다.
먼저 나온 충무김밥.
세트구성이라 0.5인분 양인 듯 하다.
기계로 정량만큼 밥을 쥐어주니 모양과 크기가 거의 일정하다.
충무김밥 맛은 오뎅과 오징어무침이라고 했던가.
김밥과 다른 한켠에는 오뎅과 오징어, 섞박지를 담아준다.
이어 등장한 메인메뉴 쫄우동.
뜨거운 국물의 열기에 쑥갓향이 올라온다.
그런데 국물이 맑고 투명하다.
유명분식이나 백설대학은 쫄면에서 전분이 우러나 걸쭉하다.
면발을 잘 저어준다.
뜨끈한 면발이 쫀득하면서도 탱글하다.
이게 쫄우동의 매력.
새콤한 깍두기에 충무김밥도 하나 곁들여본다.
오뎅과 오징어무침을 충무김밥 위에 태웠다.
양념에 후추가 많이 들어갔다.
쑥갓, 대파, 튀김가루에 오뎅도 들어 있다.
맛이든 섞박지와 깍두기를 곁들이기 좋다.
국물은 고춧가루의 칼칼한 맛과 후추 맛이 진하게 어우러진다.
걸쭉한 국물의 쫄우동이 아닌,
가락국수처럼 깔끔하고 맑은 국물의 쫄우동 스타일이라 해장에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김치국밥을 한 번 먹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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