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는 싱싱한 생굴이 곁들여진 굴보쌈을 쉽게 먹을 수 있지만, 대구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남산동 보쌈골목을 가도 생굴을 따로 내어주기 보다는 굴김치를 내어주는 식이었다.
대구 남산동 제철음식점 거래처. 남산동 보쌈골목에서는 거리가 조금 있다. 반월당역에서 가깝다.
좌석이 그리 많지 않았다. 만석이라서 30분정도 기다리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미안하다며 자리를 하나 만들어 준다고 한다.
따라가 보니까 탕제실이었다. 낮에는 탕제원을 운영한다고 한다.
탕제실에 캠핑용 테이블을 깔아준다. 목축임을 위해 소주 한 병과 맥주 한 병을 주문.
약재 냄새가 진하게 남아있는 공간이었지만, 나쁘지 않다. 사실 이런 특별한 분위기가 더 좋다.
맛살무침, 감자샐러드, 동그랑땡, 순두부, 계란찜, 오이랑 당근.
단출하게 곁들임이 차려진다.
소주, 맥주 말아서 소맥한잔 하고 있으니 메인 메뉴인 굴보쌈이 나온다.
수육과 겉절이 김치 양이 상당하다.
통통한 생굴은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겨울이 기다려지는 큰 이유가 바로 생굴과 과메기, 대방어 이 세가지다.
노란 알배추를 비롯해 쌈 채소도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
수육 따로 굴 따로 김치 따로 한 번씩 맛보고 쌈을 싸서 즐겨본다.
고기는 좀 퍽퍽한 편이었지만, 김치 맛 좋고 생굴 맛 좋고.
생굴은 역시 숟가락으로 퍼 먹어야 제맛. 생굴 한 알이 숟가락에 꽉 찬다.
이번에는 김치와 굴을 함께 한 숟가락에 올려서.
이렇게 먹으니 굴이 부족할 수 밖에. 한 접시 더 주문했다.
그냥 먹고 싸서 먹고.
배추, 깻잎 따로 배추, 깻잎 함께 이런저런 조합으로 먹는 맛이 있다.
대구 범어동 맥에 가면 통영산 숨굴을 맛볼 수 있다. 생고기에 생굴까지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라 대구에서 자주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도 굴보쌈의 조합은 맛볼 수 없어 아쉬움이 있었는데 그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집을 찾았다. 보쌈의 고기가 좀 퍽퍽하긴 했지만 다른 구성들이 좋아서 만족스러웠던 집. 기회가 된다면 또 방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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