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로 2.5단계를 시행중인 부산. 기온까지 낮아져 집콕하는 일상의 나날들이다. 일상의 재미 중 하나였던 맛난 음식을 탐하던 취미는 즐기기 힘들고 그렇다보니 주로 밀린 사진을 정리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평소 폰으로 사진을 찍는데 256기가인 저장용량이 어느덧 3-4기가 밖에 남지 않아 사진정리가 꼭 필요한 시점이긴 하다.
양정 소방서 건너편에 위치한 17번지묵은지닭한마리. 2년만에 방문했더니 가게 앞에 못보던 수족관이 놓여있다. 사직동 57번 버스종점 옆에도 동일한 상호의 음식점이 있었다.
묵은지전골에 어묵을 추가해서 주문했다.
시작은 시원하게 소맥으로. 테라와 진로의 조합을 테진아라고 부드러다.
연두부, 계란말이, 어묵볶음. 기본안주는 단출하다.
20분정도 시간이 걸린 듯 하다. 닭은 조리된 상태고 그 위에 묵은지와 쪽파, 넓적당면이 올라간다. 확실히 꼬챙이에 꽂힌 어묵이 꽂혀있으니 비주얼이 좋다.
버너에 불을 켜고 살짝 끓을 때 사장님이 묵은지를 잘라 준다.
묵은지를 잘라주고 전골에 묵은지의 맛이 우러나기를 기다린다.
국물이 보글보글 끓으면 국자로 국물을 떠서 가운데 끼얹어주며 묵은지와 닭고기가 국물에 잘 잠기도록 신경 써 준다. 국물이 넘치지 않도록 불 조절을 해주는 섬세함도 필요하다.
쫀득쫀득한 넓적당면을 먼저 건져먹자. 그래야 소중한 국물이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꼬불이 어묵은 뽑아 한 곳에 모아서 관리하면 편하다. 꼬불꼬불 접힌 어묵을 앞뒤로 뒤집으며 푹 불려준다. 입맛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어묵은 푹 퍼져야 맛있다는 주의다. 어묵에서 빠진 밀가루 맛이 국물맛을 버린다고 생각하면 일찌감치 빼 주거나 어느정도 국물맛을 즐긴 뒤 따로 주문하자.
국물은 적당히 시큼하면서 칼칼하다. 뜨끈한 게 요즘 날씨와 잘 어울린다. 고기에 국물의 간이 베였다. 소주안주로 딱이다.
묵은지를 닭고기 위에 올려 먹어도 맛이 좋다.
간간이 꼬불이 어묵을 뽑아 먹자. 이쯤 되면 국물이 뜨겁기 때문에 어묵은 후후 불어가며 먹어야 한다.
시큼한 감도는 묵은지 전골을 머금은 고구마. 달콤한 본래 맛과 섞여 복합적인 맛을 내는데 매력있다.
여러명이서 양이 부족하다면, 또는 평소 식사량이 많다면 국물을 조금 남겨 밥을 볶아 먹어도 된다. 이 날은 이미 배가 불러 있어 볶음밥을 즐기기엔 무리가 있었지만, 코로나가 진정되고 방문하면 꼭 볶음밥까지 클리어 해야지.
수족관 아래에는 광어, 우럭, 밀치가 보이고, 위에는 줄돔과 강도다리가 보인다. 가게에서 회를 먹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회를 포함해 전 메뉴 포장 가능하다고 한다. 회는 배달이 되던데, 메인메뉴인 닭은 배달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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