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햇볕이 쨍쨍했던 날 대낮에 뒷고기에 낮술 한잔 하고 싶다는 친구의 부름에 다녀온 김해뒷고기.
범일역 현대백화점 옆 골목인데, 당시 현대실내포장이 갓 뜨기 시작할 때였다. 밤이면 선선해서 야외에서 먹기 좋은 그런 집이다.
현대포장 바로 옆에 김해뒷고기 간판이 보인다. 영화 친구 촬영을 했던 다리 바로 밑에 있다.
뒷고기 한 판을 주문했다. 다른 메뉴도 주문이 가능한지 모르겠는데 전반적으로 가격이 참 착하다.
테이블 세네 개 정도의 허름하고 아담한 가게.
찬들은 단출하다. 된장에는 마늘이 박혀있고, 참기름 향이 난다. 상추는 싱싱했고, 김치는 시큼하게 익었다.
마늘은 깔끔하게 손질되어 있었다. 밖에 있던 청양고추도 가져다 준다.
뒷고기 한 판. 프라이팬에 초벌해서 우리 불판에 올려준다.
거의 다 익어서 조금만 더 노릇하게 익혀주면 된다.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고기를 앞에 두니 회가 동한다. 시원한 맥주 두어잔에 취기도 올라온다.
먼저 그냥 한 점. 질기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적당한 식감에 고소한 고기.
마늘도 같이 좀 구워준다.
간장소스가 베인 맵싹한 청양고추도 고기와 잘 어울린다.
첫번째 좌쌈우주는 하얀 양파 위에 올려서.
소주로 주종을 변경하고 일잔에 한쌈씩 먹으니 금방 고기가 비워진다.
먹는 중에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가 나온다. 방아향이 진하게 올라오는 된장찌개다.
두부가 투박하게 들어있다. 좀 묽긴 했지만, 시골에서 할머니가 끓여주는 그런 그런 된장찌개 맛이다.
비싼 고기는 한 점씩 집어 먹으며 음미하니 어쩌니 하겠지만, 여기선 그럴 필요가 없다.
타박타박하게 익은 감자도 매력있다.
이어서 두번째 뒷고기 한 판.
감자, 고기, 김치, 마늘을 분리해보니 대충 이정도의 비율이다.
새로 나왔으니 그냥 한 점 맛보고.
양파 위에 구운 김치, 마늘, 고추지, 고기를 올려서.
시큼하지만 매력있는 김치 추가.
두번째 판도 게눈 감추듯 비우고, 세번째 판을 올렸다.
된장찌개가 식어서 한번 끓여달라고 했는데 건더기를 푸짐하게 넣어 새 것 처럼 내어준다.
고기와 지방이 적절히 섞여 있는 부위. 쫄깃쫄깃 고소하다.
이리저리 먹다보면 기름져서 물릴수도 있다. 그럴 땐 고기 외에 부재료들을 많이 넣어주자.
구운김치, 양파, 된장에 박힌 마늘까지. 이렇게 싸 먹으면 고기도 술도 쭉쭉 들어간다.
우리가 먹은 고추가 이 고추렸다.
우리 뒤에 손님들이 와서 가게 테이블이 다 찼는데 음식 늦게 나온다고 뭐라하던 팀은 할머니께 한 소리 들었다. 우린 말 잘 들어서 고기 주문할 때 마다 양이 늘어나는 것 같던데...뭔가 시크하면서 츤데레 같은 느낌이랄까. 30년 넘게 이 동네에서 뒷고기집을 하셨다고 한다. 재개발이든 뭐든 지금 자리에서 나가야 한다면 옮겨서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신가보다.
참고로 카드는 안되고, 된장찌개는 계산에 올라간다. 1,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이라 부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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