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동 차애전할매칼국수, 양파 양념장과 고소한 튀김가루 칼국수

#부산칼국수로드 #부산칼국수열전 11번째

맛을 즐기는 지인들과 모여있는 단톡에서

아침부터 토곡 차애전할매칼국수 이야기가 나왔다.

 

 

연산동 차애전토곡할매칼국수 본점 가락국수

양파가 가득한 빨간 양념과 튀김가루가 올라가는 칼국수.

말이 나온김에 늦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차애전할매 칼국수 한 그릇 하러 다녀왔다.

 

 

연산동 차애전토곡할매칼국수 본점

연산8동과 연산9동 일대를 토곡이라고 부르는데

옛날옛적에 토끼들이 많이 살았던 고개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위 사진의 집이 차애전할매칼국수 본점이고,

대각선에 분점이 있다.

단골들은 본점을 할매집, 대각선 분점을 삼촌집(아들집)이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할머니가 안계시더라.

 

 

가게 벽에 걸린 할머니 사진

처음 이 집을 방문한건 2001년.

인근의 선배 집에서 술을 많이 마시고 아침에 일어나서 이 집 칼국수로 해장을 했던 기억이 난다.

 

 

차애전할매칼국수 메뉴판, since1982

내가 처음 방문한 시기만 해도 이 집이 생기고 20년이 지나서구나.

당시 칼국수 한 그릇 2천5백원정도 했던 것 같다.

 

국물이 있는 칼국수는 할매칼국수인데

소, 중, 대로 주문을 할 수 있다.

 

공깃밥이 없는 집이라 마음은 큰걸로 먹고 싶었지만,

식사량 줄이는 연습을 하고 있어 중간 사이즈로 주문했다.

 

 

칼국수 면발은 기계로 뽑는다.

오른쪽 하얀게 밀가루인데 자동으로 반죽되고 면까지 뽑아주는 기계더라.

 

 

할매칼국수 5,500원

이 집 단골분이 인스타그램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과거에는 칼로 썰어서 줬다고 한다.

내가 처음 방문했을 때도 면발을 기계로 뽑았는지, 칼로 썰었는지의 기억은 없다.

양파가 가득한 빨간 양념장과 튀김가루가 올라간 칼국수,

국물까지 다 마셨더니 술이 깨더라는 기억 정도가 남아있다.

 

 

빨간 양파양념과 후추도 좀 뿌렸더라.

단톡에서 신김치가 들어간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신김치는 양념에 없었다.

색감이 다진 김치처럼 보일 뿐.

 

 

국물은 뽀얀색을 띄는데 양념을 섞기 전에 맛보니 구수한 맛이 진하다.

 

개금시장 위에 위치한 성원칼국수와도 얼핏 비슷하긴 하지만 차이는 있다.

 

https://june1012.tistory.com/125

김치가 일품인 부들부들한 칼국수, 개금시장 성원칼국수

개인적으로 성원칼국수는 김치가 맛있었고,

국물에 밥을 말아 먹을 수 있어 포만감이 있었다.

 

 

양념과 면발을 잘 저어준다.

면발은 굵기가 균일한 기계면.

칼을 쓰지 않았기에 칼국수보다는 가락국수라고 부르면 어떨까.

 

칼국수의 도시라고 불리는 대전의 경우,

부산처럼 칼로 썰어서 주는 집들보다 차애전할매칼국수 처럼 기계로 면을 뽑아 주는 집들이 더 많았다.

사실 대부분이 기계면이더라.

 

 

 

국물은 걸쭉하다.

면발에서도 전분이 우러났을테고,

튀김가루에서도 우러나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걸쭉해진다.

 

 

탄력보다는 부드러운 식감이 강한 면발.

이 집 칼국수는 단무지와 잘 어울린다.

 

 

김치 없이 단무지만 내어줘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단무지는 칼국수에 들어간 튀김가루의 고소함과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래서 단무지맛집이라는 말도 심심치않게 하나보다.

 

 

뜨거운 음식을 잘 못 먹다보니

칼국수가 식기 시작하면 먹는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평소 단무지는 잘 먹지 않는데

유일하게 단무지도 잘 먹는 집을 꼽으라면

라호짬뽕과 차애전할매칼국수.

라호짬뽕은 종잇장보다 조금 두꺼운 단무지라 매력이 있고,

차애전할매칼국수는 칼국수와 단무지의 조합이 좋아 매력이 있다.

 

 

이제 40년이 다 되어가는 집.

유명해지고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이 먹으면서 호불호도 나뉘는 것 같지만,

이 집에 대한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도 그만큼 많은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