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브라운소스가 올라간 옛날식 돈까스가 생각날 때가 있다. 오늘같은 날이 그런 날이랄까. 사무실 인근 고관함박과 이백현옛날돈까스를 놓고 저울질 하다가 이백현옛날돈까스로 마음이 기운다.
지하철 초량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초량에서 유명한 천백돈까스만큼 혹인 더 이상 오래된 집으로 알고 있는데 천백돈까스만큼이나 잘 알려진 집은 아니다.
그러고보면 초량에는 옛날돈까스 집들이 많은 것 같다. 근래 이전한 스완양분식과 부산역앞을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달과6펜스까지 하면 4곳의 옛날돈까스 집들이 있는 셈이다.
국내산 돼지로 만든 돈까스 하나 주문.
상호에 걸려있는 이백현이라는 이름의 주인공. 창업주라고 들었다. 지금은 아드님이 운영하시는 것 같던데 가게에 들어오면서 본 얼굴이 사진과 닮았더라.
깍두기와 단무지는 덜어서 먹으면 된다.
식전 수프를 내어주느냐 주지 않는냐는 개인적으로 옛날 돈까스집이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기준 중에 하나다.
후추를 톡톡톡 뿌려주고.
진한 후추맛을 즐겨본다.
돈까스를 기다리는 시간의 지루함을 달래줄 새도 없이 비워진 수프.
돈까스와 밥을 따로 내어준다. 먼저 돈까스가 담긴 접시. 큰 접시의 상당부분을 채우고 있는 넓직한 돈까스. 브라운소스는 반쯤 끼얹어 있다.
밥은 납작하게 펴서 담은 접시밥. 이 역시 옛날돈까스 집의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비주얼이다.
갓 튀겨 낸 돈까스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온기를 머금은 돈까스를 자르는데 튀김 옷이 잘리며 바싹한 소리를 낸다. 고기를 얇게 타돈한 돈까스. 등심을 두드려 얇게 펴고, 납작하게 만들어 육질을 연하게 만든다.
적당한 산미를 갖춘 브라운소스와도 잘 어울린다.
돈까스를 포크 넓이로 잘라서 밥 위에 올려서도 먹어보고.
브라운소스를 푹 찍어서도 먹어본다.
마카로니 대신 스파게티를 내어주는데 간간이 입가심하기 좋다.
오랜만에 먹어서 더 맛있었던 옛날돈까스. 양식용 칼을 처음 잡아본 게 돈까스 집이었다. 당시는 경양식 레스토랑이었는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집들은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분식에 가까운 느낌이다. 어찌됐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이런 집들은 소중하다. 다음에는 어디로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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