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으니 도다리회 한 점하는 게 어떠냐는 지인의 권유에 명지까지 건너가게 되었다.
하단에서 다리를 건너면 바로 명지시장이다. 지나는 길에 을숙도도 보인다.
이 날의 목적지이자 지인이 강추하는 집인 의령횟집.
의령횟집에서 회를 고르고 안쪽에 있는 초장집에 자리를 잡으면 된다. 수조가 맑고 깨끗해서 마음에 든다.
도다리는 뼈째로 반, 뼈를 제거하고 반으로 주문했다. 뼈째로 썰어서 내어주는 도다리는 문치가자미로 사이즈가 작다. 보다 사이즈가 큰 강도다리는 뼈를 제거해서 준다고 한다. 참고로 당시 가격은 강도다리 1kg 30,000원, 문치가자미 1kg 35,000원이었다. (2022.03.05 기준)
흔히 초장값이라는 자리값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1인 5천원을 받는다.
초장값이 포함되는 곁들임. 단출한데 잘 익은 김치 맛이 좋더라.
평소 멍게, 미더덕 같은 향이 강한 해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또 봄 하면 멍게가 맛이 좋을 시기이니 따로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래 기본으로 장만한 멍게를 조금 내어준다는데, 그걸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멍게 1kg을 주문했다.
멍게를 안주삼아 술 한잔 기울이고 있으니 주인공인 도다리회가 나온다. 아래쪽은 뼈를 제거한 강도다리이고, 위는 뼈째로 썬 문치가자미다. 접시가 제법 큰데 양이 상당하다. 4인이 먹기에도 충분히 많은 양이었다.
다진 마늘과 고추를 쌈장, 참기름과 함께 내어주는 양념장을 섞어서 같이 먹으면 맛이 좋다. 개인적으로 초장보다 쌈장 양념이 가자미류의 생선회와 궁합이 좋은 것 같다.
칼맛이 좋은 생선회는 쌈보다 그 자체로 즐기는 편인데, 이렇게 막 썰어주는 회는 푹 집어서 쌈 싸먹는 게 맛이더라.
곁들임으로 생미역도 내어주기에 같이 쌈을 싸서 먹었다. 이 집 초장맛도 좋은데 미역은 초장과 잘 어울리니 쌈장과 초장을 적절하게 섞어 즐겨본다.
회를 조금 남기고 매운탕과 공깃밥을 주문한다. 남은 회는 또 비벼서 먹으면 제맛이 아닌가. 그래서 대접을 부탁드리니 참기름과 깨소금을 담아 같이 내어주신다.
매운탕에는 서더리가 넉넉하게 들어있다. 취향에 따라 제피가루를 넣어 먹어도 맛이 좋다. 개인적으로 매운탕을 먹을 때 만큼은 제피가루를 팍팍 넣어서 먹는 걸 선호한다.
식사에 따라 나오는 나물과 남은 곁들임을 이것저것 넣고 회를 올리니 맛깔스럽다.
쓱삭쓱삭 잘 비벼주고.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입안 가득 비빔밥을 채우고 먹을 때, 만족감도 포만감도 배가된다.
두어점 남은 도다리는 비빔밥 위에 올려서 쌈을 싸서 마무리 한다.
문치가자미와 강도다리 횟감으로 65,000원, 초장값 4인 20,000원, 매운탕 7,000원, 공깃밥 4,000원으로 4인이서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명지는 사는 곳과 제법 떨어진 곳이지만, 봄 날씨를 즐기며 기분내기에 좋았다.
다음 방문은 여름쯤 전어회 시즌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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