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면에 스키야키 전문점이 생겼다. 스키야키는 대파와 갖은 채소, 소고기 구우며 소스를 부어 조려 먹는 음식으로 일본 가정식의 대명사로 불린다. 메인 재료인 고기는 주로 소고기를 사용하지만, 지역에 따라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술집들이 많이 모여있는 서면 2번가의 좁은 골목. 만취길로도 불리는데 젋은 층에게 핫한 집들도 많이 포진해 있다. 이 골목에는 진주복국집과 돌고래복국도 있어 낮에는 해장을 책임지는 골목이기도 하다.
이번에 오픈한 구쯔구쯔. 토리고야와 춘일을 이끌던 윤쉐프가 훈혁키친에 합류하면서 스키야키와 샤브샤브 전문점으로 새롭게 오픈했다고 한다.
테이블 7개의 아담한 가게.
일본 느낌 물씬 풍기는 메뉴판. 한글은 차돌박이와 구쯔육회밖에 안보이는데,
테이블에는 우리말 메뉴판이 있다. 스키야키도 샤브샤브도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한다. 둘 중에 고민하다가 앞에 있는 스키야키로 선택하고, 구쯔육회도 하나 주문했다.
치돌박이샐러드로 주전부리. 곁들임이 단출해도 맛이 좋다.
하이볼 한잔이 4,000원. 하이볼 하면 가격대가 높은 편인데, 다른 곳들에 비해서 가격대가 낮아 소주대신 하이볼로 달려도 좋겠다.
육회는 모양이 독특한 게 흔히 보던 육회가 아니다. 얇게 슬라이스해서 큰 접시에 예쁘게 담았다.
얇고 넓게 잘라 크기가 제법 크다. 소스가 생고기에 충분히 뭍도록 푹 찍어 먹으면 된다.
대파와 표고, 팽이버섯, 참나물, 곤약, 실곤약, 유부주머니, 구운 두부 등이 담겨 있다.
주문한 스키야키에 구성되는 돼지고기도 얇게 슬라이스 되어 나온다.
그리고 추가로 주문한 차돌박이. 기본 구성은 돼지고기지만 소고기와 돼지고기 둘 다 맛보고 싶어 추가했다.
파를 먼저 올리고 구워주다가,
차돌박이를 올리고 함께 구워준다.
차돌박이와 파가 익으면 한 켠으로 밀어주고, 참나물, 표고 등 재료를 담아준다.
채소에서 채수가 우러나 국물이 자작해질 때, 소스를 둘러 부글부글 끓여준다. 참고로 상호인 구쯔구쯔(ぐつぐつ)는 일본어로 부글부글이라는 뜻이다.
단짠한 양념을 머금은 차돌박이. 질기지 않고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이 좋다.
날계란을 풀어서 콕 찍어 먹으면 된다.
앙증맞은 실곤약과 곤약도 탱글거리는 탄력있는 식감이 마음에 든다. 평소 곤약을 좋아하는 편이라 고기를 맛본 뒤 곤약부터 젓가락이 간다.
차돌박이를 건져먹고 돼지고기를 투입했다. 돼지고기를 얇게 슬라이스 해서 구워 먹으니 식감이 워낙 부드러워 차돌박이의 쫄깃한 식감과 비교된다.
사실 점심 먹은지 오래되지 않아 참고 참았는데 하얀 쌀밥 생각이 간절해 결국 주문하고 말았다.
차돌박이도 돼지고기도 단짠단짠한 소스를 머금으니 맛이 없을 수 없다. 고기와 소스, 쌀밥의 궁합이 참 좋다.
단짠한 국물이 있으니 면 사리도 먹어봐야 겠다. 메뉴에 스키야키 전용으로 야키소바면을 넣어 먹을 수 있게 판매해서 하나 주문했다.
면을 넣고, 날계란을 하나 탁 깨서 넣어준다.
계란이 국물에 풀리면서 몽실몽실 부드럽게 익었다.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이 또한 맛이 없을 수 있으랴.
양념을 머금은 쫀득한 야키소바면까지 먹으면 배는 충분히 부르다.
스키야키를 코스로 판매하는 집들에 비해 가격 문턱이 낮다.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메인 고기로 사용하는데 원한다면 차돌박이를 추가해서 먹을 수도 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두 가지 맛을 비교해볼 수 있어 좋다. 일본에서는 흔히 소고기를 메인으로 사용하는데, 지역이나 개인 취향에 따라 돼지고기로 스키야키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홋카이도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스키야키에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고독한 미식가에 소개되었던 군마현 시모니타에 있는 콜롬비아라는 스키야키 전문점에서도 돼지고기로 만들어먹는 스키야키 한 종류만 판매한다. 고로상은 돼지고기만의 감칠맛이 좋다고 했다. 우리나라 전국은 모르겠지만, 부산에서 돼지고기 스키야키를 맛볼 수 있는 곳은 구쯔구쯔가 유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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