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맑은데 어느덧 기온은 내려가 많이 쌀쌀해진 것 같다. 낮술 한 잔이 땡기던 주말 오후 장소를 물색하다가 집 뒤에 위치한 오리고깃집이 생각나더라.
해운대 중동역과 장산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데, 중동역에서 더 가까운 것 같다. 시간이 어중간한 4시쯤이라 대부분의 가게들은 브레이크타임이었지만, 천하가는 다행히 브레이크타임 없이 운영중이었다. 그래서 미리 예약하고 방문.
인근에 양산국밥, 점례네, 청도양곱창, 덴포라 같은 유명한 집들이 포진하고 있다.
평소 오리고깃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리불고기나 오리백숙 외에도 오리탕, 오리리조토, 오리숯불구이 등 오리를 재료로 하는 다양한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메인메뉴와 함께 곁들여지는 음식들도 정갈하다. 오리불고기는 워크인으로 가도 바로 먹을 수 있지만, 오리탕이나 백숙은 조리시간 때문에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오리탕은 적어도 40분 전, 오리백숙은 1시간 전에 예약하기를 권장하더라.
이 날 예약 주문한 메뉴는 오리탕. 원래 따뜻한 국물에 소주한잔 하고자 하는 목적이었기에 오리탕은 딱 맞는 선택지였다.
부산에는 오리탕을 맛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에 아직 오리탕을 다양한 곳에서 경험해보지는 못했다. 지금까지 방문했던 곳들 중에서는 광주 영미오리탕이 가장 임팩트 있었다.
영미오리탕은 들깨가 듬뿍 들어가 국물이 걸쭉하다못해 뻑뻑하다. 들깨맛이 강한 고소하고도 고소한 오리탕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초장에도 들깨가루를 부어서 찍어먹는데 오리탕에 데친 미나리를 찍어먹는 게 별미다.
천하가의 오리탕에는 미나리를 비롯해 갖은 채소가 푸짐하게 올라가 있다. 국물은 고소하면서도 칼칼해서 술안주에 특화된 느낌이랄까.
무와 감자도 국물을 머금어 맛이 좋다.
오리백숙은 보양식이라는 느낌이 강한데, 이런 스타일의 오리탕은 뭐랄까 보양도 되고 술안주도 되는 그런 느낌이다.
세 명이서 오리탕에 소주한잔 하면서 오리불고기도 궁금해하는 일행이 있어 오리불고기 반마리 세트도 부탁드렸다. 오리불고기는 한마리가 1kg이고, 반마리는 500g이었다. 세트로 주문하면 오리불고기 반마리와 오리김치볶음밥을 함께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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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불고기 한마리가 48,000원이고, 오리김치볶음밥이 10,000원인데, 오리불고기 반마리와 볶음밥 세트로 30,000원이니 4,000원 이득이다. 다만 오리불고기 먹고 볶음밥을 먹을지 오리김치볶음밥을 먹을지는 망설여졌지만, 오리탕을 먹고 맛보는거라 세트를 선택했다.
오리김치볶음밥 비주얼이 좋다. 떠 먹어도 되는데 볶음밥을 숟가락으로 눌러 비벼 먹길 추천하더라.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 브로콜리와 함께 비벼주면 완성!
오리고기도 씹히는 게 별미다. 비주얼도 좋고 맛도 좋다.
이건 오리불고기를 주문하면 나오는 국물인데 오리를 장만하고 남은 뼈를 우려낸 국물이라고 한다. 안에 수제비와 당면도 들어있다. 오리불고기만 주문해도 이런 국물이 있으니 술안주하기 좋다.
단짠단짠 매콤한 오리불고기. 매운맛 조절도 가능하다고 한다. 극강의 매운맛으로 주문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니라도 다음에는 매운맛으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상추 위에 볶음밥 올리고, 오리불고기 올리고 한 쌈. 역시 오리불고기는 쌈으로 즐겨야 제 맛이다.
참고로 오리는 등급이 있는데 천하가에서는 1등급 생오리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오리불고기 한마리 중량은 1kg인데, 일반 오리고깃집의 오리불고기는 한마리 800g정도로 중량의 차이가 난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예전에 방문했을 때 먹었던 오리백숙과 숯불구이도 여유가 있으면 포스팅해서 아래에 첨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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