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북구 나들이를 다녀왔다. 시작은 구포에서 금용만두로 입가심하고, 구포시장 구경 좀 하다고 덕천동 맛나집에서 군것질. 그리고 화명동으로 자리를 옮겼더니 저녁시간이었다. 화명동까지 왔는데 칠칠집을 빼먹고 돌아갈 순 없지.
해운대에 살다보니 구포나 덕천은 물론 화명동까지 오기가 쉽지 않다. 화명동에 사는 지인들이 없었다면 평생 올 일이 몇번이나 있을까.
가기 전에 찾아봤더니 명지와 양산에도 칠칠집 분점이 생겼던데, 동래나 서면, 광안리, 해운대쪽으로는 안내려오는가. 인구밀집 지역은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그래도 칠칠집이 생기면 장사 잘 될 것 같다.
도착시간이 5시반쯤이었는데 두 팀이 식사중이었다. 한창 먹고 있으니 빈테이블 없이 꽉 차더라.
구조가 독특한데 코너집이라고 부르는 부산의 양곱창집이나 온천장의 온천포장센타처럼 화명집, 마산집 같은 팻말을 달아놨다.
우리가 안내받은 자리는 화명집. 가림막에 붙어있는 메뉴를 보고 동글동글한 냉꽃삼겹과 술을 먼저 주문했다.
주전자에 담아주는 따뜻한 보리차도 좋고.
곁들임도 깔끔해서 좋다.
양철바스켓에 얼음을 채우고 주문한 술과 음료를 담아준다.
주문한 냉꽃삼겹살 3인분. 고기는 부위 상관없이 균일가로 1인분 100g 7,700원이다. 칠칠집이라는 상호와 금액을 맞췄다.
동글동글 말린 삼겹살을 달궈진 불판에 올리고 노릇하게 구워주니 고소한 냄새가 올라온다.
아무것도 더하지 않은 삼겹살 그 자체의 고소한 맛도 좋다.
상추나 깻잎같은 쌈채소 대신 구운 김을 내어준다. 김에 뭔가를 싸서 먹을 때 밥이 없으니 뭔가 허전하다.
그래서 맨초밥 주문. 밥 사이즈가 커서 반을 잘라서 먹길 권하던데 밥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굴할쏘냐.
구운 김 두장을 깔고 과감하게 맨초밥 한 덩이를 올렸다. 와사비를 발라주고, 고기도 두 점 올려 먹으니 꿀맛이더라.
마늘쫑과 백김치, 마늘, 파. 고기와 함께 구울 수 있는 건 다 구워준다.
쌈무와 깻잎이 한세트였다. 그 위에 고기와 저염명란, 구운 마늘쫑을 올려서 먹어도 맛이 좋다.
이번엔 생종이오겹살 주문. 두루두루 맛보고 싶어서 맛보기로 1인분만 주문했다.
한방에 다 구워주기.
껍데기의 쫄깃함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오겹살. 오겹살을 이렇게 얇게 저며서 먹는 것도 매력적이다.
뒷통살, 꼬들목살으로도 불리는 도깨비살.
삼겹살도, 도깨비살도 얇은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딱 좋은 선택지다.
맛소금과 후추 톡톡 뿌려주고.
시키는대로 맨초밥을 반으로 잘라서 고기초밥을 만들어먹어본다.
서비스로 주신 임실치즈.
불판에 올리고 앞뒤로 구웠더니 고소한 치즈 냄새가 고기냄새를 뚫고 올라온다.
식사는 돌판된장찌개에 라면사리를 추가해서 주문했다.
아무리 다이어트 중이라도 라면은 못참지. 포스팅한다고 사진을 보니 지금도 라면 하나 끓여먹고 싶다…
남은 도깨비살도 마저 구워준다.
역시나 맛소금과 후추 톡톡.
고기가 익어갈 때쯤 등장한 비빔국수.
고기를 먹어보니 비빔국수랑 잘 어울리겠더라. 그래서 국수 먼저 비벼서 구운 고기 올려주고.
이렇게 사진만 하나 남기고 고기는 잘게 잘라줬다.
매콤달콤한 비빔국수를 김 위에 올리고 자른 고기도 그 위에 올리고 같이 먹으면…
배가 부른데도 안먹을 수 없는 베스트 궁합.
남은 된장찌개에는 밥도 하나 말아서 된장밥을 만들었다. 졸여가며 걸쭉하게 먹는 된장밥은 마무리 술안주하기도 좋다.
이번이 세번째 방문인 화명동 칠칠집 본점. 사는 곳에서 멀지만 안았어도 참 자주 갔을 것 같다. 북구가 멀다보니 한번 오면 여기저기 가보고 싶은 집들이 많다. 도랑추어탕, 해찬보리밥, 화명참숯갈비 갈 날도 언젠가는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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