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곡동에 위치한 경주누룽지. 일송면옥 옆자리에서 영업하다 진송약국 뒤(써니마트 옆)로 이전했던데 네이버, 카카오, 구글지도에 위치 표시는 안되어있더라.
써니마트 부곡점 주자창 끝에 파란대문 가정집이다. 경주누룽지라는 노란색 둥근 간판도 보인다.
파란대문을 들어서서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길목, 야외에 테이블이 두 개 놓여있다. 야외에서 먹기엔 아무래도 지금은 많이 추운 날씨다보니 어르신들 흡연석으로 쓰이는 것 같다.
가게 안에는 테이블이 5개 있던데 주방쪽에 테이블 2개, 안쪽에 테이블 3개가 놓여있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아이를 학원 보내고 낮술을 즐기는 아주머니들과 담소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는 어르신 팀이 있었다.
메뉴를 보며 뭘 먹을까 망설이다가 파전부터 하나 주문했다. 기본 상차림으로 직접 김치와 무나물, 옛날 통닭집에서 내어주던 감성의 양배추 샐러드를 내어준다.
이 집에서 가장 비싼 안주 가격이 6,000원이었다. 깔끔하게 다듬은 쪽파로 부친 파전. 반죽이 붉으스름하던데 김치의 새콤한 산미가 느껴진다. 쪽파의 달큰한 맛과 아삭한 식감, 적당히 두툼한 두께감과 촉촉한 느낌의 파전이 6,000원이라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
지방과 살코기의 비율이 적당히 좋고 매콤달콤한 양념과의 어울림도 좋았다.
두루치기는 두부김치와 세트로 먹을 때 진기를 발휘하더라.
두껍게 잘라주는 두부를 아래에 깔고 그 위에 고기와 볶음김치를 같이 올려줬더니 합이 좋다. 두부김치의 경우 두부와 생김치를 원하면 4,000원. 김치를 볶아주면 5,000원이더라. 곁들임으로 내어주는 국내산 생김치의 맛이 좋아 볶음김치 역시 맛이 좋더라.
이 집의 시그니처인 누룽지탕. 밥으로 누룽지을 만든 뒤 물을 부어 끓였으니 숭늉이라 불러야 할까.
이전하기 전엔 식사메뉴가 몇가지 있던데 이전 후에는 누룽지와 라면이 있었다.
국자로 한 번 저어봤더니 누룽지 양이 상당하다. 숭늉이 나올 때는 달걀프라이와 함께 콩자반도 나오더라.
과음한 다음날 아침에는 집에서 누룽지를 끓여 해장하곤 하는데 온라인으로 주문한 누룽지보다 훨씬 만족스럽다. 생각해보니 이 집에서 누룽지 좀 살껄 그랬다.
고소한 누룽지 위에는 생김치 한 점 올려서 함께 먹어도, 볶은김치 한 점 올려 먹어도 잘 어울린다.
이 집의 매력은 가격과 인심이다. 그런데 음식 맛도 좋아 만족감이 배가된다. 거기에 친근하고 푸근한 이모님이 계시니 여러모로 매력적인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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