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돼지국밥에서 냉삼을 안주로 낮술한잔하고, 2차 가기 전에 수영사적공원을 한바퀴 돌면서 소화 좀 시키려고 했는데 공사중인 항아리를 발견했다. 그리고 한참 뒤 네이버지도에 등록되어 있길래 예약하고 방문했다.
인근에 살거나 수영사적공원에서 산책을 자주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실 찾기 힘든 위치인 것 같다. 이 날 만나기로 한 일행도 공영주차장에서 걸어오면서 이 길이 맞나 싶었다고 한다.
식사장소로 들어가기 전 입구쪽 공간의 모습. 바닥에 쌀을 깔아놨는데 일본의 젠가든스러운 느낌도 살짝 든다. 기존에 있던 주택의 형태를 살리면서 화려하게 인테리어를 하지 않고 공간을 잘 꾸몄더라.
두 집을 연결한 것 같다. 바닥에서 미스트를 뿌리던데 그 장면을 찍는 건 놓쳤다.
1층은 바 테이블만 있었다. 2층은 가오픈기간에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리에 앉으니 밥 그릇에 시원한 얼음냉수부터 한잔 내어준다. 옆에 놓은 부채는 메뉴판이다.
메뉴가 바뀌면 새로 다 써야할 것 같은데…
첫술은 막걸리로. 담은막걸리를 주문했더니 나무상자에 담아서 주더라. 한지에 싸인 건 앞접시다.
기본안주로 약과를 내어준다. 요즘 프리미엄 막걸리들이 기본적으로 단맛이 강해 달콤한 약과보다는 삼색나물을 조금씩 담아내어줘도 좋겠더라. 왠지 이 집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첫번째로 주문한 메뉴는 육회감태파스타. 당일 배송받은 신선한 육회 위에는 달걀 노른지와 배를 올렸다. 달걀 노른지 위에는 통참깨를 뿌리고 감태파스타 위에는 통들깨를 뿌렸더라. 파스타는 트러플오일의 향이 진했고, 들깨의 고소한 맛이 강했다. 육회와 감태파스타를 함께 먹을 때의 어울림은 없었다. 따로 먹을 때 각각의 맛은 좋았다.
냉파스타인데 뻑뻑하고 꾸덕하다.
막걸리는 역시 두부김치가 잘어울린다고 생각하기에 꽈리고추두부김치도 주문했다. 새콤한 볶음김치와 담백한 두부 그리고 달콤한 막걸리는 역시 그 조합이 좋다. 여기도 통들깨가 올라가 있던데 이 집은 음식 전반적으로 들깨를 많이 사용하는지도 모르겠다.
두번째 술은 하타. 술을 빚는데 누룩이 1퍼센트 미만으로 들어간 청주다. 하타는 일본에 술 빚는 법을 전수한 백제인이라고 써놨는데, 신라인이라는 설이 우세하다.
세번째로 주문한 메뉴는 감자튀김. 감자튀김과 라구소스의 조합은 좋았지만 파절이와 함께 먹는 게 어울린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대파는 크게 썰어서 특유의 알싸하게 매운맛이 더욱 강했던 것 같다.
와...계산서도 종이에 직접 적어서 준다.
공간이 주는 느낌이 참 좋았다. 우리술 전통주를 메인으로 하는 것도 좋았다. 가오픈기간이라 이런저런 메뉴를 테스트하는지 수시로 메뉴가 바뀌는 듯 하다. 당시 방문했을 때의 음식은 조금 개선이 되면 더 좋을 것 같던데 다른 걸 떠나서 공간의 느낌이 좋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8월말에 정식오픈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정확히 언제부터 정식오픈인지는 모르겠다. 그 때는 메뉴도 확정될테니 한번 더 방문해보고 싶다. 자체 브랜드 막걸리도 준비중이라고 하니 그 것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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